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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환자 머리에 뇌사자 몸통 통째로 이식 - 머리이식과 윤리

`,.' 2015. 3. 2.


http://imnews.imbc.com/replay/2015/nwdesk/article/3657910_14775.html

▲"전신마비 환자 머리에 뇌사자 몸통 통째로 이식"…윤리 논란


머리이식과 윤리


얼마 전 신문 외신란에 무척 흥미로운 기사가 났다. 미국에서 원숭이의 머리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쉽게 말해 원숭이 머리를 몸통에서 떼어내 다른 원숭이 몸통에 붙였다는 것이다. 

  

이 실험은 클리블랜드에 있는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의 로버트 화이트 박사가 이끄는 의료팀이 시행했다. 그들은 이와 똑같은 수술이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화이트 박사는 오랫동안 이 분야의 실험을 계속해온 인물이다. 그는 이미 70년대 초반에 「뇌만 살아있는 원숭이」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드는 이 실험의 전말은 다음과 같았다. 

  

원숭이의 목을 절개한 뒤 기관이나 혈관을 인공기관에 연결한다. 그런 다음 머리 부분의 피부를 벗기고 눈, 코, 입 등을 떼어낸 뒤 사실상 뇌만 남기는 것이다. 이 뇌는 뇌파나 각종 신진대사를 측정해보면 분명히 살아있다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실험은 화이트 박사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지의 몇몇 연구진들이 이미 70년대 초반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뇌만이 아니라 머리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어떨까? 눈, 코, 귀가 있어서 볼 수도, 들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있지만 목 이하는 없다면 이런 으시시한 실험은 윤리상 무척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아직 공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음 경우를 생각해 보자. 

  

세계적인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신마비의 병에 걸려 휠체어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입 근육도 마음대로 놀릴 수 없어 컴퓨터가 대신 말을 한다. 만약 이 사람의 머리를, 두뇌만 뇌사상태에 빠져 식물인간이 된 다른 건강한 신체의 환자 몸통에 이식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여전히 1백% 호킹일까? 또 인체 부피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뇌사 환자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는 걸까? 

  

또 이런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죽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이 자살을 시도했지만, 머리는 멀쩡한 채로 나머지 신체의 심각한 손상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의 머리를 다른 건강한 신체에 이식하여 살리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있을까? 인간의 「죽을 권리」도 보장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일찍이 1925년에 러시아의 SF작가 벨리아에프는 「도우엘 교수의 머리」라는 작품을 통해 머리만 살아있는 인간을 비극적으로 묘사한 바 있고, 또 미국의 커트 시오드맥도 「도노반의 두뇌」라는 작품을 통해 비슷한 설정을 다루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가을에 의미심장한 소식이 한 가지 알려진 바 있다. 즉, 영국 브리스톨시 프렌차이 병원의 외과의사 스티븐 질 박사는 만성 척추염으로 고생하던 환자의 머리를 인체에서 분리했다가 재접합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환자의 머리는 척수와 대동맥만 남겨놓은 채 몸에서 완전히 절단되었다가 다시 접합되어 그전까지는 머리를 들지도 못했지만 수술 이후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거나 음식을 먹을 수도 있게 되었다. 

  

이처럼 머리 이식은 불치병 치료나 수명 연장에 획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심각한 윤리문제가 발생할 소지 또한 많기 때문에 한동안은 간단치 않은 사회적 고민거리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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