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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기계가 되고 싶다.

`,.' 2014. 10. 22.



평생을 설계된 대로 번식에 목을 매달며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설계된 대로, 남들이 예상하는 대로, 그리고 남들이 바라는 대로 살아가고 싶지도 않다.


나라는 생체학적인 기계가 고장이 났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고장으로 인해 자연에서, 사회에서 도태되고 열등해졌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설계된 목적대로 살고 싶지 않다.


설계자가 나를 설계한 목적대로 사는 것이 과연 내가 진정으로는 바라는 삶의 가치일까?


설계된 대로 평생을 자율신경계에 의존하면서 내 뇌에 입력되어있는 명령어와 코드들대로,


마치 예쁜 여자를 보고서 나의 대뇌 변연계의 시상하부에 입력돼있는 명령어대로


내분비계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 호르몬 분비의 결과이자 현상으로써 


나의 몸이 조종당하고 예쁜 여자에게 본능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을 


과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여자에게 본능적인 감정, 사랑 또는 성욕을 느끼는 것을 신경해부학에서는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무의식적인 반사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뇌간에서 대상을 인지하고, 


그 인지와 인식에 따라 대뇌 변연계는 "감정"이라는 반응을 만들어낸다.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사랑이라는 감정은 두뇌에서 만들어지고, 


그 감정의 신체적 표현이 마음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일 뿐이다. 


사랑은 철저한 기계적인 반응이다.


내 머릿속에 있는 컴퓨터 칩에 설계자에 의해 명령어가 입력된 대로 


나의 두뇌와 신체가 반응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그 명령어대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 


남녀의 사랑을 형이상학적인 모습으로 바라보지 않고 


조금 더 시각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본다면 


사랑의 본질이 인간의 번식을 위한 뇌와 신경계의 무의식적 반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도구화하고 살아갈 뿐이다.


단적으로 보자면 남자는 여자를 성적 대상화하거나 자신의 자아실현


(여자를 위해 희생한다는 소명의식 등을 통한 자아 존재 가치 증명)


을 위한 도구로 볼 뿐이며,  여자 또한 남자를 자신의 자아실현


(우월한 남자를 만나 그 유전자를 물려받고 자기 후손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여자로서, 엄마로서


의 자아실현 또는, 남자로 하여금 자신의 환상을 펼치고 봉사하도록 유도하고 길들이는 것)


을 위한 도구로써 볼 뿐이다.


여자의 경우는 바로 다윈의 성 선택론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암컷이 어떤 수컷과 성관계를 맺을지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을 쥐고 있는데, 


이것은 여자가 더 우월한 남자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것이 


본능적임을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 부부의 경우에도 성관계는 남자가 아닌, 여자의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여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1주일에 1회 정도 강도가 있는 성적 충동을 받는다고 한다. 


남자의 경우는 그것의 2~3배 강렬하고 주기적으로도 많은 성적 충동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평균적으로는 보통 부부들은 1주일에 1회 정도의 성관계를 한다고 한다. 


남자가 2~3배 더 참아야 하는데 다시 말해서 성관계를 할지 말지는 여자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이다.


결국, 누가 더 기계처럼 사는 걸까?


남자에게 성적 대상화를 당하지만, 언제 성관계를 할지 자유롭게 결정을 할 수 있는 여자가 


정말로 남자의 성욕의 노예라고 볼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자신의 자유 의지와 관계없이 여자의 미적 아름다움에 쉽게 유혹되어 


기계적인 반응으로 여자에게 쉽게 감정을 느끼고,


암컷에게 선택받기 위해 다른 수컷과 경쟁하면서 싸우고, 


여자를 위해 평생 노예의 덕목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그리고 언제든지 뇌에 컴퓨터의 명령어처럼 입력된 본능이라는 약점으로 암컷에게 


기계처럼 조종당하고 길러지는 수컷이 노예처럼, 기계처럼 사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기계처럼 사는 삶이 너무 두렵다.


컴퓨터 칩 마냥 뇌 신경세포에 저장된 명령어들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것보다는


나 자신도 자신을 예측할 수 없듯이 살아가 보고 싶다.


고장 난 기계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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