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죽음을 앞둔 85세 노인의 술회
죽음을 앞둔 85세 노인의 술회
내가 다시 세상을 살 수 있다면, 다음번에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아주 완벽해지려고 애쓰지 않겠어. 훨씬 느긋해질 거야. 융통성도 가질 거야.
그럭저럭 사느니 차라리 어리석어지겠어. 사실 알고 보면 정말 심각한 일은 얼마 안 되거든.
더 미친 듯이, 조금 덜 위생적으로 사는 거야.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더 많은 산에 오르고,
더 많은 강을 헤엄쳐 건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더 많이 가보고 싶어.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먹고,
콩은 조금만 먹을 거야.
현실의 고통은 더 겪더라도 상상 속의 고통 따위는 겪지 않을 거야!
나는 매일 매시간을 예방하고 예측하며 살았던 사람이야.
체온계 없이는, 보온병 없이는, 치약 없이는, 우산 없이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지나간 순간들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가벼운 차림으로 여행을 떠날 거야.
다시 태어난다면 이른 봄에는 맨발로 풀을 밟고, 가을에는 그 향기에 젖어들겠어.
회전목마도 더 많이 타고, 해 뜨는 광경도 더 자주 지켜보고, 손자들과도 더 자주 놀겠어.
다시 세상을 살 수만 있다면….
노인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세상을 바꿀 필요가 없음을 마지막 순간에 깨달았다.
세상은 이미 아름답다. 바꿔야 할 것은 그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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